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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 알리기

이승호 회장에게 들어본 강직성척추환우들의 세상


그의 걷는 모습은 일반인이 보기에 자연스럽지 못하다. 구부정한 허리, 정확하게 전면을 주시하지 못하는 목, 간혹 허리에 손을 대고 몸을 펴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의 모습엔 당당함이 있다. 그가 바로 1만 5000여명의 강직성 척추염 환자를 대표하는 ‘한국강직성척추염 환우회’ 이승호 회장이다.


“병을 앓게 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목이 왜 그러세요?’라는 말입니다. 초기엔 잠을 잘못 잤다. 친구랑 싸워서 그렇다는 우스게 소리로 얼버무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환우회를 대표하고 있는 지금은 강직성척추염환우회를 소개하는 명함을 들고 다닙니다.”


자신은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질병을 앓고 있을 뿐이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몫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그는 힘주어 말한다.

▶ 환우회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대다수의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몸이 왜 저러지?’라는 불편한 질문과 눈초리를 많이 받는다. 강직성척추염 환우회는 이러한 오해를 줄이고, 질환을 올바르게 알리자는 취지로 뜻이 맞는 환우 몇몇이서 활동을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됐다.


초기에는 환자의 대부분이 정확히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강직성척추염이라는 진단을 받기까지 길게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그동안 잘못된 치료로 몸의 변형이 진행한 경우도 많았다. 더 이상 이런 같은 오류를 반복시키지 말자는 취지로 강직성척추염이 어떤 질환인지 세상에 알리고, 환자들에게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치료, 생활 관리법등을 교육하기 위해 시작했다.


▶ 환우회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무엇이 있는가?


가장 큰 부분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oas.org/)를 운영하는 것이다. 게시판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눔으로써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뜻 깊은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온라인상이지만 의료 상담게시판을 통하여 진료실에서 하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나 병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고, 자문위원들에게서 답변을 받을 수도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현재까지 총 29회의 전국 모임을 개최해 정확한 치료법과 병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자문위원의 강연, 질의응답,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왔다.

질병의 치료에서 약물치료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환우회에서는 정기적으로 운동교실을 운영하여 본인 스스로 운동하고, 생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간과 거리상 문제로 전국 모임에 참여할 수 없는 환우를 위해 교육용 영상과, 운동 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다. 이외에도 형편이 어려운 환우들에게 의료비 지원사업과, 환자 권익 보호 사업 등이 있다.

▶ 상당히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운영비나 인력 등에 문제는 없는가?


현재까지는 거의 사재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몇몇 분들께서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고 계시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얼마 전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하면서 정회원을 유료화하고, 교육 영상과 운동 영상을 판매하고 있지만,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인력은 현재 본인과 초기부터 같이 환우회 일을 한 강직성척추염환자이면서 의사인 동생과 둘이서 주로 일을 하고 있다. 환우회 전용사무실이나 전담직원은 없지만 아직까진 큰 무리 없이 운영해 나가고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환우회에 전화가 안된다는 둥 불만이 나왔지만, 현재로선 별다를 해결 방법은 없는지라 양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 앞으로 환우회 운영에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지금까지는 의사나 환자 모두 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데 모든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하지만 만성질환인 강직성척추염을 안고 살아야 하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제대로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

류마티스 내과에서 받는 약물중심의 치료는 만성통증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 다른 진료과의 협진을 통해 만성통증을 줄여나가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환우회는 앞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강연과 교육의 시간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이 겪고 있는 동반질환에 대한 실태를 파악할 계획이다. 그리고 심리 전문가와의 심도 깊은 상담의 기회를 마련해 심리적. 사회적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해소할 수 있는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많은 젊은 환자들이 진로와 결혼 문제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다. 직장에서는 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부족해 이직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강직성척추염을 보다 널리 알려 병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빨리 형성되었으면 한다.


강직성척추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가 병행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환자와 가족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정작 본인이 환우회원 그 누구보다 많이 힘든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는 1만 5000명의 환우를 생각하는 마음이 먼저인 그다. 아마도 그에게서 보이는 당당함은 이러한 그의 내면에서 풍기는 사람의 향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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