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시행...“무의미한 연명의료 지속 부담 해소”
보건복지부가 지난 3일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 중단법)를 공포하고, 2018년 2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시행 절차와 하위법령 정비작업을 마친 후 2018년 2월부터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지속해야 했던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부담이 현격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는 무의미한 연명의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환자의 자기결정을 존중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할 목적으로 제정된 연명의료 중단법 제정·시행으로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2월부터 연명의료 중단법이 시행되면, 연명의료 중단 대상 환자인 말기환자나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환자가 아닌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해서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인의 판단에 따라 합법적인 연명의료 중단이 가능해진다.
단 환자의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라고 판단된다는 전제하에서다.
연명의료 중단 대상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의 의학적 시술로서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 기간만 연장하는 의료로 제한된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있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은 중단할 수 없다. 이와 함께 통증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공급, 물 공급, 산소의 단순공급은 연명의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없다.
연명의료 중단은 환자의 의사 확인 등 연명의료 중단 결정 절차를 따라야 한다.
연명의료계획서가 있거나, 사전에 작성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담당의사가 본인에게 확인한 경우 등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환자가 확인할 의사능력이 없는 경우 의사 2인의 확인을 거쳐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환자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도 없고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 충분한 기간 동안 일관해 표시된 환자의 의사를 가족 2인 이상이 일치되게 진술하면, 의사 2인이 확인해 중단할 수 있다.
환자가 의사표현을 할 수 없고, 가족들이 추정할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 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인의 확인으로 중단할 수도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경우는 친권자인 법정대리인의 의사 표시를 의사 2인이 확인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연명의료 중단법은 기존 말기암환자 이외에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를 앓고 있는 말기환자까지 호스피스 대상을 확대했다.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환자에 대해 앞으로 정비될 세부 절차와 연명의료 중단법 하위법령에 따라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비암성 말기환자까지 원하는 장소에서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게 돼 좀 더 많은 사람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동욱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향후 의료현장 및 환자들이 혼란이 없도록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마련함은 물론, 홍보·교육 등 법 시행을 위한 제반사항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면서 "3월부터 '호스피스-연명의료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토대로 세부사항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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