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인식조사서 '적합도 27점' 나와..."신뢰회복 방안 모색"
최순실 국정농단과 연루된 비선 의료 수렁에 빠져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적합도에 대한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한국갤럽연구소에 의뢰해 지난해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전국 20세 이상 성인남녀 총 900명을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대국민 인식조사'(전화 조사, 95% 신뢰수준 ±3.3%)를 실시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27.5%가 국가중앙병원으로 서울대병원을 꼽았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35.1%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과 함께 빅5병원에 속하는 다른 대형병원들을 국가중앙병원으로 꼽은 비율은 1.2~9.4%였다. 서울대병원의 국가중앙병원 역할 수행 점수는 평균 5.7점으로 낙제점은 면했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적었다. 서울대병원이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는 35.1%(매우 잘하고 있다(9~10점) 9.5%, 잘하고 있다(7~8점) 25.6%)였으며, 보통(4~6점) 41.9%, 못하고 있다(0~3점) 14.1%, 모름/응답거절 8.7% 순이었다. 국민들이 국가중앙병원의 역할로 꼽은 항목들에 대한 서울대병원 평가는 ▲중증질환 및 희귀난치성질환 치료 6.4점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교육 및 훈련 6.3점 ▲보건 분야 학생 교육 6.0점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 교육 및 훈련 5.8점 ▲국가 보건의료 정책 개발과 협력 5.6점 ▲취약계층 지원과 국민의 질병예방 및 재난 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활동 5.1점 ▲의료산업 선도를 통한 국부 및 일자리 창출 5.0점이었다. 서울대병원이 강화해야 할 공공의료 항목으로는 '신종 감염병, 재난, 응급 상황 시 체계적인 의료지원'(8.9점), '위험부담이 크거나 수가가 낮아 민간병원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활동'(8.6점), '취약계층 의료 지원'(8.3점), '적정/양질의 의료 제공'(8.3점), '보건의료 정책 개발/협력'(8.3점)이 꼽혔다. 또 서울대병원이 취약계층을 배려·지원(7.7%)하고 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7.6%)는 응답이 많았으며, 연구 개발, 공익성 추구, 부정·부패 척결(투명성), 진료 공정성 등도 개선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국민들 27.5%만이 서울대병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현실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서울대병원이 다른 대형병원들과의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기대에 부족한 분야에 집중하면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 최근 위기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국민들이 의료 인력과 병원을 사회공공재로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는 병원 차원을 넘어선 국가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정책적 아젠다로 받아 들여야 한다"면서 "조사 결과를 활용해 향후 국가의 보건의료 발전과 국민들의 공익 향상을 위해 공공보건의료정책을 제안하고, 정부, 국회, 시민사회와 함께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도록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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