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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메디컬포커스

원미동 사랑방, 또 다른 가족이야기

김서영의원, 김서영 원장


"엄마, 뱃살 빼야돼. 당분간 저녁 먹지마. 살 안빼면 허리 더 아플거야."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진료실에서 어딘가 병·의원과는 어울리지 않는 대화가 들려온다. 요즈음 병·의원에서는 볼 수 없는 사람냄새가 나는 이곳은 부천 원미동의 '김서영의원'이다.


남다른 이력, 그 가운데 자리잡은 '봉사정신'


현재 서울 은평뉴타운지구가 들어선 곳에서 대학생이었던 김서영 원장은 무허가 건물에서 무료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사랑과 봉사를 실천했다.


그외 다양한 봉사활동을 할수록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의사와 간호사가 절실하게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고 봉사를 하기 위해 미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했다.


이후, 해외로 의료 선교활동을 떠나 의료봉사 활동을 실천하면서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 중국에서는 한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현대의학으로 진단이 어려워 정신질환으로 간주되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명리학까지 공부한 김서영 원장의 삶 가운데에는 어려운 이를 돕기 위한 '봉사정신'이 있다.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로부터 치료받는...

김서영 원장의 기억속에는 수 많은 원미동 가족들이 자리잡고 있다.


김장철에는 직접 담근 김치를 가지고 오는 엄마와 그 김치를 다시 김장을 담그지 못한 엄마와 나눠먹고, 항상 맛있는 것을 먹고 나면 김서영 원장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 절뚝거리며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찾아온 엄마, 치매에 걸렸지만서도 정신이 돌아올때마다 "김서영, 김서영" 찾는 엄마 등 이처럼 가슴 한켠을 채워준 가족들이 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날,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가온 커다란 상실감은 김서영 원장에게는 너무나도 버거웠다.


그런 김서영 원장을 다시 일으킨 것은 지금의 원미동의 '엄마' 들이다.


보름동안 끼니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김서영 원장을 위해 원미동의 엄마들이 돌아가며 죽을 만들어왔고, 그러한 정성과 사랑에 감동받아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 김서영 원장을 보며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함께 슬퍼해준 원미동의 수많은 엄마들이 있기에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꿈 많은 그녀, "절대 멈추지 않을 거에요"


김서영 원장은 지금도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채 갑작스럽게 임종을 맞는 원미동의 엄마, 아빠들에게는 김서영 원장이 보호자로 등록돼 있어,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 어김없이 김서영 원장에게 전화가 온다.


원미동 가족들의 건강은 물론 그들이 떠나는 마지막까지 그 곁을 지켜주고 싶다는 김서영 원장의 꿈 한가지는 장례지도사이다.


김서영 원장은 '세상을 떠나는 날, 누군가 곁에서 슬퍼하고 좋은 곳으로 가기를 소망하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행복하게 떠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장례지도사에 대한 자격증을 생각한 이유는 살아 생전에는 그들의 건강을 돌보며, 마지막에는 그 마음까지도 어루만지고 싶다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서영 원장은 지금도 눈을 감고 그려본다.

주변의 의지할 곳 없는 엄마와 아빠들을 모시기 위한 요양원이 3층에 위치하고 있고, 2층에서는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주민들이 활짝 웃으며 마음껏 커피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무료 까페가 있고, 김서영 원장은 1층에서 진료를 보면서 원미동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엄마, 내일은 조금 일찍와"


김서영 원장은 꿈을 이룬 그날에도 원미동 엄마, 아빠들과 비밀스런 암호를 주고받으며 평소처럼 진료실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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