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 임수흠 · 2 추무진 · 3 조인성 · 4 이용민 · 5 송후빈
제39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총 5명의 후보가 입후보해 5파전으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지난 16일 후보등록 마감, 17일 후보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했다. 기호 추첨 결과 기호 1번 임수흠 후보, 기호 2번 추무진 후보, 기호 3번 조인성 후보, 기호 4번 이용민 후보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호 5번 송후빈 후보로 결정됐다.
후보 추첨을 마친 각 후보들을 각자 자신의 당선을 자신하며 출마의 변을 밝히고 본격적인 ‘의심(醫心)’ 잡기에 나섰다.
기호 3번 추무진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의 후보는 공식 후보등록 전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출마를 선언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기호 4번 이용민 후보는 ‘투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의협회장에 당선되면 10만 의사들을 투사로 양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다음으로 출마선언을 한 기호 5번 송후빈 후보은 ‘청원운동을 통한 사원총회 의협 정관에 명문화 추진’을 제 1공약으로 내걸고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마무리하지 못한 의료계 혁명을 완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출마를 선언한 기호 1번 임수흠 후보는 ‘리베이트 쌍벌제 폐지·선택분업 추진’을 내세우고 풍부한 회무 경험 등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했다.
기호 3번 조인성 후보는 “의료계 내부 분열만 야기하는 파업 투쟁은 하지 않겠다”며 투쟁에 지친 회원들에 소구하며, 보수층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 17일 출마선언을 한 기호 2번 추무진 후보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38대 의협 집행부 수장으로서 분열된 의료계를 통합해 안정시켰다고 주장하며 ‘안정 속 혁신’ 과 ‘장수가 바뀌면 승리가 어렵다’면서 회무 연속성을 강조했다.
선거 전초전 화두는 ‘노심잡기’...승자는 송후빈?
각 후보들이 각자의 출마의 변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선언을 했지만, 선거 초반 회원들의 관심은 사원총회 개최를 통해 의료계 내부 개혁을 추진하다 의협 대의원들의 노여움을 사 탄핵을 당한 노환규 전 의협회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이냐는 것이었다.
노 전 회장이 누구를 지지하느냐가 회원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직전 의협회장 보궐선거에서 추무진 현 의협회장을 당선시킨 가장 큰 힘이 노 전 회장의 추무진 회장 지지였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며, 그런 노 전 회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결과적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 ‘노심잡기’ 전초전의 승리는 송후빈 후보가 거둔 분위기다.
노 전 회장은 선거 전초전에 자신의 SNS와 모 의사커뮤니티 사이트에 글을 올려, 임수흠 후보의 지난해 3·10 파업 투쟁 과정에서의 행보에 대한 아쉬움과 추무진 후보의 당선 후 행보에 대한 서운함을 표하며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반면 송후빈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 축전을 보내 사실상 간접적 지지선언을 했다. 노 회장은 축전을 통해 "지난 해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을 막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 대정부 투쟁의 과정에서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대다수 지도자들이 떠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투쟁위원회에 남아 3·10 총파업 당일까지 앞장서서 투쟁을 이끌어주신 송후빈 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회장님의 노력이 이번 선거에서 회원들로부터 옳게 인정받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노 전 회장의 메시지를 노 전 회장 지지자들이 송후빈 후보 지지를 해석할 경우 노 전 회장 지지자들이 송후빈 후보 지지를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선거의 변수다.
노 전 회장의 지지세, 과연 얼마나 될까?
노 전 회장의 송후빈 후보에 대한 간접적 지지로 송후빈 후보가 초반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을 사실로 보이나, 노 전 회장에 반감을 가진 의협회원들의 결집이 여타 후보들 중 한 사람으로 집중될 경우 송후빈 후보에게는 독(毒)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노 전 회장의 지지자들이 얼마다 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 38대 의협회장(보궐선거)에서 총 1만 여명이 투표했고, 6000여명이 참여한 우편투표에서는 당시 ‘반 노환규’로 대표되던 박종훈 후보와 ‘친 노환규’ 후보로 대표되던 추무진 후보가 박빙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4000여명이 참여한 인터넷투표에서는 추무진 후보가 일방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때문에 노 전 회장에 대한 지지세가 줄어들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에서 노 전 회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유효표가 많게는 5000표에서 적게는 3000표에 달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당시의 상황과 이번 선거 상황이 다르고, 당시 노 전 회장이 지지했던 추무진 후보가 상대했던 후보들과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전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노 전 회장의 지지세를 좀 더 적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노 전 회장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표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때문에 노 전 회장이 간접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송후빈 후보가 노 전 회장의 지지세력을 흡수하는데 일단은 성공했다는 분석에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노 전 회장 지지, 역풍은 없을까...역풍 수혜자는?
그러나 노 전 회장이 자신이 당선될 당시와 추무진 후보를 지지해 당선시킬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달라져, 노 전 회장에 반대하는 세력이 특정 후보에게 집결될 경우 오히려 수혜자가 생겨 당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일단 노 전 회장 지지에 따른 유효 득표 수 최대치가 5000표 정도라고 하더라도, 선거권 확대에 따라 총 투표권자가 4만 5000여명에 달하는 상황과 노 전 회장의 의협회장 시절 행보에 염증을 느껴 이탈한 지지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 그리고 기존 노 전 회장의 내부 개혁 시도에 부정적이었던 세력이 특정 후보에 몰표를 던질 경우 오히려 노 전 회장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권에서 멀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가정이 현실화 될 경우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는 것이 표면적으로는 이용민 후보다. 임수흠, 추무진, 조인성 후보에 비해 개혁성은 인정받으면서 노 전 회장과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에, 개혁 성향이지만 노 전 회장을 지지하지 않는 의협회원들이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다른 가능성도 있다. 노 전 회장이 사실상 지지하는 송후빈 후보와 역시 개혁을 내세우는 이용민 후보가 개혁성향 지지세를 양분할 경우 상대적으로 의협회장 선거 준비를 오래 전부터 시작해 고정표가 많은 임수흠 후보가 ‘어부지리’로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외면하기 힘들다.
추무진 후보도 비슷하다. 추 후보 주장대로 의료계 내부 개혁 화두의 분열 폭풍을 적절히 잠재우고 신구의 조화를 이뤄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안정 속 혁신’을 이룩하겠다는 구호가 의협회원들에게 소구될 경우 보수세력과 안정적 개혁을 바라는 개혁세력의 표가 추 후보에게 몰릴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조인성 후보의 경우는 급진적 개혁에 염증을 느낀 개혁세력과 보수세력이 결집해 지지할 경우 승산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당선 안정권은 8000표 이상...최후 승자는?
이번 선거의 총 투표권자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대 4만 5000여명 수준이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5명의 후보가 합종연횡이나 단일화 없이 선거를 완주할 경우 그리고 이전 의협회장 선거 투표율이 50%를 약간 밑돌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8000표 이상을 획득하는 후보가 의협회장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8000표 획득 전쟁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에 오랜 의료계 활동으로 기초 조직을 다진 임수흠 후보와 개혁 성향과 노환규 전 회장의 간접적 지지를 얻은 송후빈 후보 그리고 현직 의협회장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추무진 후보의 각축 속에서 일부 대한의원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 회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난 이용민 후보, 정통 보수를 선언한 조인성 후보의 선전 여부가 이번 선거의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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