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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메디컬포커스

일본 원격의료 전면실시에 한껏 고무된 복지부

일본, 4월부터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개시...의료계 "일본과 한국은 상황 달라"


섬이 많아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 많은 일본에서 원격의료를 전면적으로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가 한껏 고무돼 원격의료 실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일본이 의사-환자간 원격진료를 4월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특히 일본이 낙도, 산간벽지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원격의료를 실시하기로 했다는 점과 9가지 만성질환으로 원격의료 대상 질환을 제한하던 것을 철회했다는 것, 그리고 ‘선 대면진료 조건’ 제한을 삭제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8월 원격진료에 관한 고시를 개정,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이와 관련,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상용서비스 ‘포켓닥터(ポケットドクター)’가 4월부터 서비스 개시할 예정이며, ‘포트 메디컬’, ‘앰큐브’ 등 다양한 원격의료 상용서비스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이 처음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허용한 것은 1997년 12월로, 낙도와 산간벽지 주민의 의료접근성 향상을 위해서였다. 당시 일본 후생노동성은 “정보통신기기를 활용한 진료(원격진료)”에 대한 고시를 제정해,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해당 고시는 대면진료 원칙을 명시했으며, 도서벽지 환자 및 재택 당뇨병 환자, 재택 고혈압 환자, 재택 천식환자, 재택 산소요법을 하고 있는 환자, 욕창있는 재택 요양환자, 재택 뇌혈관 장애 요양환자 등 9가지 만성질환에 한해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3차례 고시를 더 개정해 원격의료 허용 범위가 점차 확대됐으며, 2003년 3월에는 직접적인 대면진료를 대체할 정도로 환자에 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 원격의료를 허용했고, 2011년 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의사가 없는 의료 소외지역이 늘어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원격의료도 허용했으며, 이어 2015년 8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지난해 8월 개정된 후생노동성 고시는 기존 고시는 ▲원격진료를 낙도 및 산간벽지 지역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으며 ▲기존에 제시한 9가지 만성질환 이외의 질환도 원격진료를 허용하고 ▲대면진료를 실시한 이후에 원격진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복지부는 “이러한 후생노동성의 고시 개정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는 의사가 찾아가서 진료해야 한다는 ‘환자 중심의 의료’에 ICT를 접목하고, 장기 불황에 따른 사회보장체계의 위기에 대비하는 한편,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정부의 재정지원 하에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다양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해 원격의료의 효용성을 입증했으며, 2005년에 발족한 일본원격의료학회(日本遠隔医療学会, Japanese Telemedicine and Telecare Association)도 관련 임상자료를 축적·연구해 원격의료 확대를 뒷받침했다”고 친절하게 부연했다.


그러나 일본과 우리나라는 원격의료 시행 필요성과 환경이 다르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의료정책연구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원격의료 정책 현황 분석 연구’에 따르면 일본에서 원격의료가 대두된 것은 섬이 많은 일본의 지리적 특수성 때문이며, 이 때문에 일본 의료계도 원격의료 도입에 크게 반대하지 않거나 일부 협조했다.


이에 대해 모 시도의사회 임원은 “일본은 1997년 원격의료를 도입하면서 대상지역을 낙도와 산간벽지로 한정했으며, 대상질환 역시 9가지 질환으로 제한했다. 특히 선 대면진료 후 원격의료를 허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원격의료의 안전성을 확신했다면 대상지역이나 질환 그리고 선 대면진료 조건을 둘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997년과 20년이 흐른 지금은 일본 의료기기와 통신수단 발달 정도가 크게 차이가 난다. 때문에 원격의료의 안전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의료행위와 의료사고의 특성상 환자의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심각한 장애나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의료인들이 안전하다고 확신이 들기 전에 섣불리 시행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심한 초고령사회이며, 지리적으로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 많고, 자연재해 등으로 의료공백 상태가 발생하는 지역이 광범위하게 발생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원격의료에 도입 필요성이 우리나라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1차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최고 수준인 나라다. 굳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원격의료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도의사회 임원은 “일본은 원격의료를 일부 허용한지 20년이나 된 나라다. 그동안 시범사업과 연구들을 통해 일본에 맞고 필요한 원격의료를 찾아왔고, 의료계 등과도 의견을 교환해왔다”면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정권의 정치적 판단에 의해 졸속적으로 원격의료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일본에서 원격의료를 전면 실시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여론을 조성해 설익은 제도 도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원격의료 도입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필요하다면 어느 부분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예견되는 문제점이나 부작용은 무엇인지를 면밀히 검토해 공개하고 의료계는 물론 시민사회계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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