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의 ‘양의사 장관’...“격 떨어지는 발언”

의협 “현대의료기 사용 길 막히자, 떼쓰는 아이처럼 유치하게 항변”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이 최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문제를 의료일원화와 연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낸 것에 대해,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비판하고 나섰다.

의협 비판의 핵심은 정 장관의 발언이 의료일원화 실현 이전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한 한의협이 이성을 잃고 떼를 쓰는 아이처럼 유치하게 항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 발언에 대해 한의협은 16일 “국민 뜻 무시하고 양의사협회 뜻대로 하려는 양의사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즉각 사과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에 의협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제동이 걸린 한의협이 마치 이성을 잃은 듯 수준과 격이 떨어지는 행태를 보여주고 있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의 성명은 이성과 논리로 설득력 있게 반박하는 내용이 아닌, 감정과 비논리의 분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리 한의협 회장이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쟁취라는 무리한 공약을 담보로 걸었다지만, 마치 떼를 쓰는 아이처럼 유치하게 항변하는 데 대해 그 누구도 긍정적인 시선을 보낼 것 같지 않다. 매우 격이 떨어지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장관이 의사 출신이라서 의사 편을 들어준다는 억지 주장이 말이나 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장관이 그 누구인들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이라는 도박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한의협은 현대의료기기 사용이라는 먹음직스런 떡을 당장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겠지만, 국민 건강과 안전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을 자신들의 이익과 결부시켜 그리 쉽게 관철되리라 착각했다면 상당히 유감”이라고 조소했다.

아울러 “ ‘양의사’, ‘양방’ 등 통용될 수 없는 용어를 한의사와 한방의 상대적 개념인 양 사용하면서 의-한간 갈등과 대립을 부추기는 한의협의 무지몽매함 또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들이 정말 의료인이라면 의료법을 준수하고 의료법상 명명된 용어를 쓰기 바란다”면서 “법률상 없는 용어인 양의사라는 용어를 그렇게도 쓰고 싶다면 현대 의료기기도 양방 의료기기, 서양 의료기기라고 쓰는 일관성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의협은 의료일원화보다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 먼저라는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 의사와 똑같이 현대 의료기기를 쓰고자 한다면 의사와 똑같은 절차를 거치는 게 옳지 않겠는가”라면서 “정부가 생각하는 의료일원화 역시 어설프게 삐걱거리는 절름발이식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명확한 기준과 근거를 토대로 한 통합만이 해답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