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으로 고위험 방광암 89% 포착... 국산 유전자 검사법 허가
- 메디컬포커스

- 5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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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메틸화된 PENK 유전자 분석하는 국산 신개발의료기기 최초 승인 기존 단백질 검사 대비 민감도와 특이도 획기적 개선, 침윤성 암 진단 보조
어느 날 갑자기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이다. 혈뇨는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이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은 환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방광 내시경의 고통이나 기존 검사의 낮은 정확도 때문에 불안에 떨어야 했던 이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환자의 소변만으로 방광암, 특히 예후가 나쁜 고등급 방광암을 높은 정확도로 걸러낼 수 있는 국산 의료기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8일 환자 소변 내 메틸화된 특정 유전자(PENK)를 분석 물질로 최초 적용한 방광암 진단 보조 목적의 국산 유전자 검사 시약을 신개발의료기기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허가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가 위원회 등의 자문을 거쳐 최종 결정된 것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혁신적인 진단법이라는 점에서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 허가된 제품의 핵심 기술은 바로 PENK(Proenkephalin) 유전자의 메틸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PENK 단백질은 본래 세포의 성장을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의한 세포 사멸에 관여하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메틸화되면 PENK 단백질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게 되는데,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방광암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했다.
이 검사법은 혈뇨 증상이 있으면서 방광암이 의심되는 만 4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환자의 소변에서 메틸화된 PENK 유전자를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 기법으로 검출하여 고등급 또는 침윤성 방광암 진단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고등급 방광암이란 점막층 아래로 침윤은 없지만 예후가 나쁜 암을 말하며, 침윤성 방광암은 점막층 아래로 종양이 파고든 심각한 상태를 의미한다. 즉, 치료가 시급한 위험한 암을 조기에 선별하는 데 특화된 것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기존 진단법 대비 월등히 향상된 정확도다. 기존에 사용되던 단백질 기반 면역진단 제품들은 임상적 민감도가 55.7~62.5%, 특이도가 78.0~85.7%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이번에 허가받은 유전자 검사 방식은 임상적 민감도를 89.1%까지 끌어올렸으며, 특이도 역시 87.8%로 개선되어 임상적으로 뛰어난 효과성을 입증했다. 이는 방광암 환자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능력이 대폭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식약처는 이번 제품을 신개발의료기기로 지정했다. 신개발의료기기란 기존 제품과 비교했을 때 작용원리나 원재료, 사용 방법, 성능, 사용 목적 중 어느 하나 이상이 완전히 새로운 의료기기를 뜻한다. 이번 허가는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국내 분자진단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속한 의료기기 허가 및 심사를 통해 국민이 안전하고 우수한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통해 국민이 건강한 생활을 누리고, 보다 많은 환자가 적절한 진단 및 치료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혈뇨는 방광암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일 수 있다. 그동안 검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번거로움으로 병원 방문을 미뤘던 환자라면, 이제 보다 간편하고 정확해진 국산 진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조기 진단만이 암을 이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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