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체검사 분리청구 도입…개원가 수익 직격
- 윤효상
- 2025년 12월 24일
- 2분 분량
위탁관리료 10% 폐지로 연 3000만~6000만원 순이익 감소 전망 정부 "2400억원 절감해 진찰료 인상" vs 의료계 "일차의료 붕괴 우려"

검체검사 위·수탁 분리청구 제도 도입으로 병·의원, 특히 검체검사 의존도가 높은 개원가의 수익이 연간 수천만 원 단위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의료계를 강타하고 있다.
정부는 위탁검사관리료 10% 폐지를 통해 재정 절감을 꾀하고 이를 진찰료 인상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일차의료기관 경영 악화와 구조적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검체검사 시장을 둘러싼 제도 개편이 의료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검체검사 시장은 연간 약 3억4000만 건, 2조6000억 원 규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위·수탁 검사는 전체 건수의 약 20%, 금액 기준으로는 35%를 차지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편을 통해 위탁검사관리료 10%를 폐지함으로써 약 2400억 원의 재정을 절감하고, 이를 진찰료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의료행위 보상 강화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도에서는 위탁기관이 검사료 100%에 위탁관리료 10%를 더해 청구한 뒤 수탁기관과 사적으로 정산하는 구조였다.
정부는 이 방식이 검사료 할인 관행과 과당 경쟁을 유발하고 보상체계를 왜곡해 왔다고 판단, 검사료 내부에서 위탁·수탁기관별 수가를 재설계하고 분리청구·분리지급 방식으로 거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의료계가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의료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으로 개원가 전체에서 약 9300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위탁관리료 10% 폐지로 인한 직접 손실만 약 1338억 원에 이르며, 검사료 배분 비율 조정에 따른 추가 손실까지 고려하면 타격은 더욱 커진다는 분석이다.
의원 단위로 보면 연간 검체 건수와 진료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최소 3000만 원에서 많게는 6000만 원까지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은 경영 유지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개원의들의 공통된 우려다.
특히 검체검사 의존도가 높은 내과, 비뇨의학과, 내분비 관련 의원들은 "검체 매출이 전체 수익의 10~20%를 차지하는데, 이 부분이 한꺼번에 줄어들면 진찰료 인상 몇 퍼센트로는 절대 상쇄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상대가치점수 상시 조정과 함께 CT·검체검사 등 상대적 과보상 영역에서 확보한 재정을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에 재투입해 의료 수익 구조를 진찰·진료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검체 중심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검체 수익 감소분이 실제 진찰료 인상으로 얼마나 보전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분리청구 도입으로 수탁기관이 직접 수가를 청구하게 되고, 위탁관리료가 사라지면서 의원이 확보할 수 있는 마진 자체가 구조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한 개원의는 "정부는 '과보상 영역 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장에서는 검체검사 의존도가 높은 의원을 겨냥한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충분한 이행 기간과 보완 대책 없이 제도를 밀어붙인다면 일차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자체 검사실 운영 비중이 높아 의원급과는 다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분리청구로 매출 구조가 명확해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청구·정산 복잡성 증가와 전산 시스템 구축 비용, 환자 정보 관리 부담 등 새로운 행정적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병·의원별 검체 매출 구조가 크게 다른 만큼, 기관별 자체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최근 1년간 위·수탁 검체 매출 비중과 위탁관리료 규모, 진찰료 인상률 등을 변수로 설정해 순이익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할인 관행 개선의 비용을 일차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떠안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보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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